bgm : 무얼 기다리나 - 이영훈 아네모네 20화 지나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엎드린 태경의 티셔츠가 살짝 들어 올려져 있었고, 허리 아래쪽으로 길게 난 자상(刺傷)이 드러났다. 저도 모르게 지나가 손을 뻗어 두드러진 흉터를 매만졌다. 조금 움찔하던 태경이 이내 잠잠히 베개에 턱을 묻었다. 그리곤 고개를 옆으로 돌려 지나를 올려다보았다. 태경...
bgm :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 - 이수현 아네모네 19화 ―결국 못 보고 가면 어쩌나 걱정 했는데, 동시에 내가 아는 강은수면 나 안보겠다 생각도 했어. 태욱에게서 음성메시지가 온 시각은 새벽 여섯 시였다.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댄 채로, 은수는 잠자코 침대 아래로 발을 내리고 앉아 있었다. ―은수야. 네가 날 계속 미워한다는 사실이 차라리 나한테는 ...
bgm : 나의 고백 - 정준일 아네모네 18화 4년 전. ―조금 더 늦을 것 같은데, 어쩌지. 수화기 너머 죄인이 된 현진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나는 고개를 숙였다. 지나의 무릎을 베고 누운 열 다섯 살의 지훈은, 다행히도 자고 있었다. 낮 내내 현진 형을 기다리느라 놀이기구도, 물놀이도 다 거부하고 하염없던 지훈은 오후로 접어들자 심통으로 저녁도 거르고...
bgm : 너였으면 좋겠어 - 설호승 아네모네 17화 “일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말하지 마.” “……” “숨 들이쉰 상태로… 가만히.” 입에 볼펜을 문 태경의 발음이 부정확했다. 노련하게 지나의 허리를 한바퀴 감아내는 손길이 있었고, 이내 제 배 앞을 가로지른 줄자의 감촉에 지나는 의식하지 않아도 정말로 숨을 훅 들이쉰 채 일순 호흡을 멈췄다. ...
bgm : 나의 모든 날 - 김세정 아네모네 16화 쿵쿵. 태경은 제 걸음소리에 심장소리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거침이 없던 태경의 앞을 가로막고 선 것은 서 관장의 비서였다. 바로 옆인 관장실의 문은 닫혀 있었고, 안에서 별안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손님이… 급하게 말을 붙이는 비서를 제치고 태경이 문고리를 잡았다. 노크도 없이 벌컥 문...
bgm : C'mon through - Lasse lindh 아네모네 15화 지나는 잠든 태경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얇은 두 눈썹이 이따금씩 찌푸려졌다. 자면서 왜 인상을 쓰지… 지나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검지 손가락을 태경의 미간에 꾸욱 갖다 대자, 하얀 이마 아래 내천자로 새겨진 굴곡이 이내 편편해졌다. 장례를 지내며 사흘 밤을 내리 새웠을 태경은...
bgm : 자, 여기 내 심장 - 심규선, 윤현상 아네모네 14화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태경은 책상에 앉은 채로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룹과외의 인원은 세 명이었고, 태경은 다른 친구의 불참을 미리 연락 받았다. 매주 수요일인 수업은 태경의 집에서 진행되었다. 한남동 본가에서도 태경의 어른들은 정원 한 켠에 따로 떨어진 별채를 마련해 주었다. 대부분이 같은...
bgm : 밤을 걷는다 - 전진희 아네모네 13화 지나가 피아노 의자에 앉자마자 현호는 건반을 덮었다. 연주 듣기를 거부하는 그 제스처에 지나가 펼쳐둔 손가락을 든 채로 당황하며 현호를 쳐다보았다. “조선영 단장님이 지난 행사에서 자료로 촬영해두신 영상 보내주셨어요. 유튜브 검색하니까 지나 씨 고등학교 시절 콩쿨자료도 나오던데요.” “제 영상이요?” “네....
bgm : 어떤 날엔 - 김재환 아네모네 12화 태희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현진은 잠에서 깼다. 몇 시지. 현진이 급히 머리맡의 핸드폰을 찾았지만 어깨가 단단히 뭉쳐 위로 올라가지가 않았다. 현진이 핸드폰 찾기를 포기하고 만면에 인상을 쓰며 몸을 일으켰다. 바깥 공기를 묻혀온 태희가 곧장 토트백을 현진의 침대에 던져두고 그 옆에 걸터앉았다. ...
bgm : 비가 온대 그날처럼 - 정세운 아네모네 11화 유 회장의 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공이 굴러 정착한 곳은 홀의 목전이었다. 목적지에 아깝게 가닿지 못한 지점을 새벽 찬 서리 같은 눈으로 내다보던 유 회장이 캐디에게 미들 아이언을 건넸다. 일흔 세 번째의 샷이었다. “최저점이 좀 왼쪽으로 처진 것 같네.” “예, 회장님. 발목 자세가 평소랑 조...
bgm : sad thing - 어른아이 아네모네 10화 입술이 떨어진 건 조금 더, 그리고 그보단 조금 더 있어서였다. 지나가 드문드문 뒷걸음을 쳤다. 바닥에 떨어진 태경의 카디건이 밟히는 감촉이 생경했다. 지나는 여전히 태경의 가슴팍을 손으로 짚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태경의 심장박동은 여전히 빨랐지만 아까와 같은 불규칙한 파동은 아니었다. 태경...
나는 사랑을 믿기로 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