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반딧불이 - 프롬 아네모네 9화 토요일 아침이었지만 지나는 옷장 앞에서 발을 동동거렸다. 이리 저리 옷걸이를 넘겨댄 끝에 지나가 적당한 소라색 투피스를 찾아 입었다. 대충 소지품을 욱여넣은 토트백을 겨우 닫은 지나가 대충 향수를 뿌렸다. 그리곤 현관으로 곧장 달려가 구두를 발에 끼우는 것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좀 전에 부른 택시는 이미 도착해 ...
유 태경 (27) 파슨스에서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든다. 공부를 다 마치기도 전에 세계적인 모 대형브랜드 산하에 자기 이름을 딴 레이블을 런칭했다. IT를 전공한 아버지는 지금의 태경보다도 어린 나이에 한글 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회사를 세웠다.준 재벌 집안에서 엘리트 코스를 정석으로 밟고 자란 아버지는 애초에 자수성가라고 하기에는 어렵긴 해서, 태경에게...
bgm : 얼음강 - 정준일 아네모네 8화 계속된 벨소리.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되지 않는 몽롱하고 묵직한 경계에서 태경은 헤매었다. 꿈이라기엔 아무래도 이건 과거의 기억. 의식 같은 무의식 속에서, 태경은 뛰고 있었다. JFK공항의 문이 열리고, 태경은 차를 어떻게 댔는지도 잊은 채 공항 안을 아무렇게나 가로질렀다. 벌써 삼 년이 지난 일에 대한 기억이지만...
bgm : hate - 주윤하 아네모네 7화 말쑥한 차림의 현진이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아무런 무람없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현진이 졸업한 대전의 초등학교는 사립이라, 굵직한 몇몇의 은사님들은 여전히 교직을 옮기지 않으셨다. 어머니께 부탁받은 장학재단의 지원 물품들을 전달하고 교무실에 인사만 드린다는 게 붙잡혀 버렸다. 아이들에게 좋은 말 좀 해주고 ...
bgm : Real - 메이트 아네모네 6화 한 손에는 3호 사이즈의 피칸 타르트, 다른 손에는 방금 테이크아웃 해 온 커피 몇 잔이 담긴 캐리어를 들고 현진이 황망히 서 있었다. 정보 도서관 사무실 안에는 이제 스물 하나 됐을까 싶은 여학생 한 명만이 앉아있었다. 원래라면 지나가 지키고 있어야 할 자리였다. 현진 만큼이나 당황스러워서는 우물쭈물 하다가 여...
bgm : 오늘 뭐 했는지 말해봐 - 권진아 아네모네 5화 이런 날씨에 웬 감기?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희의 목소리에, 가봉 마네킹에 드레이핑을 하고 있던 태경이 뒤를 돌았다. 태희를 따라 들어온 현진은 묵묵히 말의 사이를 뒀다. 모르겠어. 감긴지, 몸살인지. 태희가 태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멀리서도 태희의 왼손 약지에 감긴 반지가 태경의 눈에 ...
bgm : 서툰 마음 - 수지 아네모네 4화 “윤 오케스트라 조선영 단장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박지나 씨.” 맞은 편의 여자가 지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조 단장이 위아래로 맞춰 입은 쨍한 푸른색의 수트 때문에 지나는 악수를 하면서도 눈이 시렸다. 박지나입니다. 통성명이 끝난 뒤에야 조 단장이 명함을 내밀었다. ‘윤(Yoon)’ 이라면 지나도 익히 알고...
bgm : 여름이 되어 - 프롬 아네모네 3화 굴리고 있던 펜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숨소리마저 고요하던 도서관에서 그건 벼락같은 소음이었고, 플라스틱 볼펜이 바닥을 뒹구는 소리에 현진이 생각에서 깨어났다. 몸을 숙여 펜을 주웠다. 그 사이에 펼쳐두었던 책이 제멋대로 넘어가 있었다. 무슨 파트를 보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집중력이 바닥을 치는 것을 ...
bgm : 한계 - 백예린 아네모네 2화 비 한번 어마무시하게 오네. 준희의 말에 지나가 창밖을 내다봤다. 비바람 때문에 바깥의 풍경이 물 먹인 수채화처럼 흐릿했다. 지나가 짐 가방을 마저 잠갔다. “날씨가 이런데 진짜 가려구요?” “무슨 상관이겠어, 어차피 실내에서 할 건데.” “무슨 생일파티를 1박 2일이나 한대요?” “겸사 겸사일 거야. 태희 대학 졸...
bgm : One heart - 솔튼페이퍼 아네모네 1화 날이 더워지면서 열람실에는 날선 메모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침 좀 작게 해주세요. 볼펜 똑딱거리는 소리 안 나게 부탁드립니다. 진동도 잦으면 소음입니다. 핸드폰은 무음으로 해 주세요 등등. 폭염이 지나치긴 한 나날들이다. 누군가가 홧김에 18도까지 내려놓은 에어컨을 26도로 맞췄다. 하필이면...
나는 사랑을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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